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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배명은, 이산화, 장은호, 지현상, 엄성용, 우명희, 해도연, 유사본, 왼손, 사마란 2017
  한국 공포 문학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열 편의 단편소설, 죽은 이의 영혼은 어디로 가는가? SNS 최고 화제작 「증명된 사실」 등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시리즈」를 잇는 새로운 공포 단편소설집. 2006년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을 시작으로 6편의 창작 공포 소설 단편선을 출간했던 황금가지에서 10편의 단편소설만 엄선하여 엮은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을 출간하였다. 수록작들은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 게재된 2000여 편의 작품 중 편집부의 까다로운 검토 과정을 거쳐 선정되었으며, 기존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시리즈」와 달리  공포를 기반으로하되 SF에서부터 판타지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선별되었다. 특히 그 어느 작품집보다 사회파 성향을 강하게 띠고 있는데, 독박육아와 가정폭력, 왕따와 아동 범죄, 주거 난민과 경제 불황 등 다루고 있는 소재도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수록작 중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이산화 작가의 「증명된 사실」은 SF적 발상을 기반으로 '우리는 죽은 뒤에 과연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섬뜩한 결말로 매듭지어 SNS 최고 인기 단편소설에 올랐다. 실제 작품을 완독한 독자가 1만 명을 훌쩍 넘었다. 왼손 작가의 「이화령」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듀얼」을 연상케 하는 작품으로서, 자전거 라이딩 중에 만난 살인마와의 만남을 짧지만 인상적으로 다루고 있다. 공포 소설만 20여 편을 발표한 신예 배명은 작가의 「허수아비」는 시골의 외딴 곳을 무대로 토속적 공포를 잘 살려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간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시리즈」에서 꾸준히 좋은 작품을 발표해 온 장은호, 우명희, 엄성용 등 기성작가도 신작을 수록하여 작품집의 완성도를 높였으며, 각 작가의 추천을 받은 6편의 작품 리뷰도 본서에 수록되어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이 지구 위에서 죽고 또 죽어 왔지만, 이 세상은 유령으로 가득 차 있지 않다. 그 많은 유령은 다들 어디에 있는가?" 수록 작품 소개(수록 순) 허수아비 김 피디는 지방으로 촬영차 보조스탭과 함께 가던 중 빗길 사고로 차가 고장이 나버린다. 깊은 밤이고 통화권 이탈 지역이라 난감한 상황에서 빗속에 웬 젊은 여자를 만나 기겁한다. 그녀는 자신의 딸이 강물에 휩쓸려 죽은 후, 미쳐 마을을 배회하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김 피디에게 논밭에 가득한 허수아비가 자기 딸을 데려간 거라며, 김 피디에게도 어서 이곳을 떠나라고 하는데. 증명된 사실 물리학자인 이남민 박사는 사후세계를 연구하는 사설 연구소에 취업한다. 첫 출근날, 유령의 존재는 이미 물리학적으로 증명되었으니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조사하라는 업무를 받는다. 그리고 유령을 본다는 차연주라는 십대 여자아이와 함께 연구를 시작하고, 지구상에 수십 수백 억 이상이 있어야 마땅한 유령들이 왜 그렇게 보기 힘든지를 조사하다 충격적인 결말에 도달한다. 이화령 자전거로 국토 종단 중이던 나는 한 자동차 운전자의 협박 때문에, 심야에 이화령 옛길을 통해 문경으로 넘어가려 한다. 그러나 아무도 없을 것 같던 이화령 옛길에 갑자기 뒤쪽에 다른 자전거 라이더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는 집요하게 뒤에서 속도를 맞춰 따라오는데. 위탁관리 술자리에서 슬래셔 무비에 대해 열변을 토하던 수현은 친구의 소개로 정밝음이라는 사내와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와 술을 마신 후, 필름이 끊기고 아침에 복통에 시달린다. 이러한 현상은 기이하게도 정밝음을 만날 때마다 반복되고, 복통 끝에 화장실에서 사람이 먹을 수 없는 것들이 배설되는 걸 목격하고 기겁한다. 급기야 응급실에 실려가며 정밝음의 정체에 대한 의심을 품는다. 그네 어린 아들을 홀로 키우는 나, 그러나 성욱이와 친하던 민재가 갑자기 행방불명된 후로 민재의 엄마가 집요하게 주변을 돌며 성욱이에게 민재의 행방을 캐묻는다. 극도의 불안함에 아이는 정서적 불안감을 느낀 듯, 보이지도 않는 민재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고 하는데. 천장세 도시를 떠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세일즈맨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나'는 월세 세입자다. 그런데 이마저도 집주인이 어서 다른 집을 알아보라며 채근하는 통에 고민에 빠지고, 옛 친구의 조언에 따라 자신의 화장실에 월월세 세입자를 들인다. 덕분에 월세에서 쫓겨나는 건 피했지만, 월월세 세입자 부부의 기이한 행동에 점차 악몽 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 딸아이가 뺑소니로 식물인간이 된 상태에서 모든 걸 잃은 태호는 어느 날 '완벽한 죽음을 판다'는 명함을 받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찾아간다. 그곳에서 만난 상담사는 태호가 곧 자살할 것이니 죽음에 대한 협상을 통해 딸아이의 병원비라도 마련하라는 제안을 한다. 그리고 곧 상담사가 평범한 인간이 아님을 눈치 채는데. 이른 새벽의 울음소리 아이의 육아를 전담했지만 돈을 벌어오는 아내의 폭력에 시달리던 '나'는 최근들어 집 주변에 이상한 사람들이 기웃거리고 있어 불안하다. 얼마 전에 근처에서 영아가 납치되는 사건도 있었기에 극도로 조심하고 있던 중이다. 그 와중에 처제가 웬 낯선 남자랑 들이닥쳐 나를 제정신이 아니라고 몰아간다. 고속버스 내연녀를 만나러 왔다가 연락이 끊겨 허탕을 친 채 집으로 돌아가는 심야 고속버스에 몸을 실은 성식은 의문의 남자가 자기 옆에 앉는 바람에 불쾌함을 느낀다. 사람도 거의 타지 않은 버스였기에 굳이 자기 옆에 앉을 이유가 없는지라,다른 자리로 가 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남자는 성식의 이름을 부르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더 도어 재일교포인 와타나베를 접대하던 '나'는 그가 자기 집에 한번 들러보자는 제안에 흔쾌히 그를 따라 나선다. 그가 홀로 사는 저택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 방 하나가 있는데, 거기엔 기묘한 그림 하나가 걸려 있다. 와타나베는 그 그림의 과거와 진실에 대해 들려주는데.
세계문학 단편선 37.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 2020
시대의 지성들을 묶는 영원한 실존주의의 해시태그,프란츠 카프카의 중·단편 78편을 엮은 대표 단편선★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 ★「변신」, 「유형지에서」, 「화부」, 「선고」를 비롯해 유고 작품까지 총 78편 수록 현대 산업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불안과 두려움을 예리하게 포착한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선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최초의 단편집 『관찰』(1912)부터 『어느 단식 광대』(1924)까지 카프카 생전에 발표된 일곱 권의 책과, 잡지와 신문에만 발표된 글, 사후 유고집에 실린 단편을 포함해 총 78편을 담았다. 「선고」, 「화부」, 「변신」, 「유형지에서」,「어느 시골 의사」등 잘 알려진 작품뿐 아니라 미완으로 끝나거나 중간 부분이 유실된 습작까지 포함한 작품집으로, 환상적 리얼리즘에 바탕을 둔 기묘하면서도 사실적인 묘사, 과장과 수식 없는 간결한 문장, 현대인의 한계상황과 소외감에 주목한 카프카 문학의 특징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프란츠 카프카』는 독일 피셔 출판사의 『Franz Kafka: Sämtliche Erzählungen』(1979년) 판본을 저본으로 삼아 읽기 쉽도록 무조건 의역하기보다 최대한 원전에 가깝게 번역했고, 「변신」을 중심으로 한 카프카의 작품 세계 전반에 대한 해설을 함께 실었다. 이 책의 번역자인 독문학자 박병덕 교수는 “카프카의 문학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독의 삼부작’으로 불리는 『실종자』, 『소송』, 『성』 세 장편뿐만 아니라 중·단편과 편지, 일기에 대한 꼼꼼한 읽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비현실적이지만 일상적 삶과 무관할 수 없는 카프카의 단편에 현대 문학 작품의 본령이 있으며, 비인간화된 사회의 냉혹한 현실에 익숙한 지금의 독자들에게 카프카의 메시지가 여전히 큰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되짚는다. 끝나지 않은 불안의 꿈을 극도의 예민함으로 현실에 투영한 작가시대를 앞선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프란츠 카프카“나는 문학 그 외의 무엇도 아니며, 그 무엇도 될 수 없다” “책은 마땅히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만 한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문학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졌던 카프카는 평생 작가의 꿈을 놓지 않고 일을 마친 후에도 밤새 글을 써 내려갔다. 하지만 부조리한 삶과 고독한 죽음의 이미지, 쓸쓸하고 슬픈 정서로 가득한 그의 작품을 독자들은 불편해했고, 문단에서도 그의 글을 난해하고 기괴한 것으로 평가했다. 본인의 작품에 대한 기준이 높아 많은 원고를 스스로 폐기했던 것으로 알려진 프란츠 카프카. 죽음을 앞둔 때에도 친구 막스 브로트에게 출간되지 않은 자신의 원고를 모두 불태워 줄 것을 부탁한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하지만 카프카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막스 브로트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고독의 삼부작’으로 불리는 세 장편을 비롯한 단편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서도 살아남아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막스 브로트의 노력으로 우여곡절 끝에 출간되었음에도 시대를 앞선 카프카의 작품은 여전히 사람들에게는 불가해한 영역이었다. 그러던 중 카프카는 알베르 카뮈가 평론집 『시시포스 신화』(1943)에서 부조리한 세상 속 인간의 실존을 탁월하게 그려 낸 위대한 작가로 소개하면서 재평가된다. 카뮈는 카프카가 의도적으로 묘사한 비극적인 상황들이 인간 실존의 부조리함 그 자체를 나타내기보다는 희망을 오히려 더 확고하고 도전적인 것으로 만든다고 해석했다. 카뮈의 날카로운 견해가 촉발한 논란은 프란츠 카프카의 삶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뒤늦게 발굴된 편지와 엽서, 일기와 잠언이 작품의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가 된다. 이후 반세기가 넘게 프란츠 카프카의 문학 세계는 문학뿐 아니라 신학, 철학, 심리학, 사회학, 문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양의 학문적 연구가 이루어지며 20세기 문학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으로 재조명되기 이른다. 환상적 리얼리즘에 바탕을 둔 카프카의 작품은 독자의 이해를 차단함으로써 모든 것을 낯설게 보이게 하는 어둡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절대적 파탄에 이르는 공포와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탄생한 ‘카프카답다Kafkaesk’라는 표현은 이후 모든 악몽 같은 것 즉 미로를 헤매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 인간의 삶과 꿈의 부조리, 현대의 관료주의, 기계화, 인간을 노예화하는 제도를 대표하는 표현이 된다. 카프카의 단편은 환상 문학이자 현실 비판적인 리얼리즘 문학으로서 장 폴 사르트르, 가브리엘 마르케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밀란 쿤데라, 무라카미 하루키 등 후대의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옮긴이의 말]카프카 문학의 궁극적 의도는, 독자들의 선입견을 제거하여 항상 자유롭고 새로운 시선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독자를 각성시켜 결국은 허위에 바탕을 둔 현실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정관념이나 환상의 파괴가 전제되어야 한다. 세계의 밖에서, 시간의 범주와 흐름에서 물러난 한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본 세계는 그 안의 인간이 보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점, 바로 이것이 카프카 문학을 다른 작가들의 문학과 구별 지어 주는 전환점이 된다._옮긴이 박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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